| 연 6~7% 안정수익…중국·인도 ‘최고’ [2007-08-30]
 물가상승 따른 자산 가치 하락 방지, 경제적 충격 덜 받아
분산 투자는 마치 사륜구동 자동차와 같다. 사륜구동 자동차는 네 바퀴가 따로 움직이기 때문에 만일 앞바퀴가 미끄러져 구덩이에 빠져도 뒷바퀴가 따로 움직여서 그곳을 빠져나올 수 있다. 이처럼 효과적인 분산 투자를 위해서는 자산의 성격이나 운용 스타일, 투자 지역 등이 서로 다른 펀드에 나눠서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한 펀드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다른 펀드에서 난 이익으로 전체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관용에서 개인용으로 확대
이런 점에서 인프라 펀드는 주식 펀드와의 연관성이 적어 관심을 가질 만하다. 인프라 펀드란 말 그대로 인프라(Infra -structure)에 투자해 그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펀드다. 여기서 인프라란 전기나 에너지, 관개 시설, 도로, 항만, 공항, 교통 및 통신 시설 등의 산업 기반과 학교, 박물관, 병원 등의 시설물 등 한 나라의 경제 활동의 기반이 되는 시설이나 제도 등을 말한다.인프라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데 국가 재정이 충분하지 못한 저개발 국가는 말할 나위도 없고 선진국 역시 국가 재정이 복지 부문에 편중돼 있어 인프라 투자에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부족분을 민간 투자로 채울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바로 인프라 펀드가 등장한 것이다.
결국 인프라 펀드는 정부나 투자자 입장 모두에게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 인프라 펀드는 사회 기반 시설 투자에 대한 재정 부담을 분담해 국가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사회 기반 시설을 확충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해 준다. 투자자 역시 과거 없었던 새로운 장기 투자 수단을 갖게 됐다. 인프라에 투자되는 자본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주로 기관투자가만 투자할 수 있었지만 인프라 펀드가 증권시장에 상장되거나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펀드가 등장하면서 이제 개인들도 손쉽게 투자하는 길이 열렸다.인프라 펀드는 투자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도로나 다리 등 공공시설물에 투자한 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에 소유권을 이전하고 대신 사용료 명목으로 일정 기간 동안 상환 받는 방식의 인프라 펀드가 있다. 이를 BTL(Build Transfer Lease)이라고 하는데 ‘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 ‘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 등이 있다.
이들 회사는 증권시장에 상장돼 있어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건설사 부담으로 사회간접자본 시설(SOC)에 투자한 후 건설회사가 직접 징수해 사업비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이를 BTO(Build Transfer Operate)라고 한다.마지막으로 우리가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인프라 관련 주식 등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가 있다. 이는 세계 여러 나라의 자본재나 상업 서비스, 운송 등 인프라와 관련된 업종에 해당하는 주식에 투자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8월 22일 현재 인프라 펀드는 총 49개로, 설정액은 6조1974억 원이다. 대부분 올해 설정돼 투자 기간이 채 1년이 안된 상태다.
인프라 펀드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프라 건설은 10~20년 장기로 투자해야 하지만 6~7% 안팎의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마치 예금에 돈을 넣어 놓고 이자를 받듯이 한 번 큰돈을 들여 다리와 도로를 만들어 놓으면 일정 기간 높은 통행료를 받는 식이다.이러한 수익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다른 주식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실 방어 가능성이 높다. 마치 교통사고가 나더라도 ‘에어백’이 있어 생명을 잃을 위험이 낮은 것과 같다.
경제 발전 따라 지속성장 전망
인프라 시설은 사회 경제적으로나 반드시 필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정치적 경제적 충격이 발생해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태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도로나 다리를 이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인프라 펀드의 수익 역시 안정적인 것이다.이 밖에 인프라 펀드는 주식시장과 낮은 상관관계 등으로 분산 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주가 움직임과 다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주식 펀드 등에 인프라 펀드를 추가한다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인프라 펀드는 물가가 상승하면 통행료 등을 같이 올리기 때문에 펀드 수익 역시 함께 올라간다. 결국 인프라 펀드의 수익은 자연스럽게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을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인프라 펀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맥쿼리IMM자산운용은 인프라 자산이 갈수록 글로벌화, 증권화되면서 10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 테마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전망은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 신규 인프라 투자 또는 기존 인프라의 유지 보수 수요 증가 등을 근거로 꼽았다. 사람이 늘어나면 그만큼 도로나 병원, 학교 등이 늘어야 하고 경제 성장도 계속적인 인프라 수요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는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가 급속하게 증가할 전망이다. 인도는 열악한 인프라 시설이 경제 성장을 제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도 고속도로의 10%만이 4차로이며 평균 속도는 시속 50km 미만이다. 인도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국가 인프라 산업에 대해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항구 시설 역시 해상 물류비용이 전체 수입 대비 10%로 글로벌 평균치인 6%, 선진국 평균치인 5%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향후 11개 주요 항구가 90%의 해양 무역을 수용할 수 있도록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중국 역시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2010년까지 약 2000억 달러를 투자해 중국 대륙의 철도 노선을 구축할 계획이며 도로, 항만, 발전소, 통신시설 등의 인프라 구축에도 많은 힘을 기울여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룬다는 전략이다.아시아 전 지역의 인프라 투자금액 중 중국에의 투자가 약 66.4%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매우 크다. 중국 정부 역시 재정 부담을 줄이고 인프라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민자 참여를 적극 허용하고 있다는 점도 중국 인프라 투자의 매력이다.
그렇다면 인프라 펀드 투자 시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우선 같은 인프라 펀드라도 개별 상품에 따라 투자 대상이나 투자 방법에 있어 차이가 있다. 따라서 자신이 가입하려는 인프라 펀드가 어떤 유형인지 등을 투자 설명서 등을 통해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어느 지역 어느 사업 등에 주로 투자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인프라 펀드는 투자의 성과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장기 투자가 필수다. 적어도 5년 이상 기간을 가지고 투자해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 투자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인프라 펀드는 기존 주식 펀드나 채권 펀드 등과 함께 분산 투자 차원에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프라 펀드의 기대 수익률만으로 자녀 교육비 마련이나 노후 준비와 같은 재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결국 기대수익률이 높은 주식 펀드 등과 함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해야 안정적이면서 효율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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